내가 어린이였을 때 어린이날에 받은 커다랗고 하얀 토끼 인형
아이보리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 인형과 소꿉놀이를 자주 했는데 침대 공간의 반을 내가 활동할 수 있는 범위로 설정하고 그 범위를 줄여나가는(?)... 이상한 놀이를 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함께 몸을 낑겨 따뜻함을 공유했다
전시 활동의 애착인형으로도 토끼를 선택했는데 어쩐지 모르게 꼬질해보이고 슬퍼보였다 나만의 애착인형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간 인형이어서 그랬을까
어렸을 때 나의 인형의 감촉, 지금 내 손 안의 인형을 만지작거리는데 천장의 배관이 어쩐지 몽글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