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극장: 우리_들>은 MMCA에서 진행된 '올해의작가상2019'(2019.10.12-2020.3.1) 박혜수 작가의 전시 일환으로 기획되었으며,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우리에 관해 토론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심리적 실험을 250여 분의 관객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1막 <편가르기의 심리학 ‘불만자들’>은 성유미 정신분석전문의와 함께 심리실험 <당신에겐 꽃을 드릴께요>를 설계하여, 권위자(설계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참여관객이 Us와 Not Us 두 그룹으로 나뉘는 상황을 연출하였습니다. 지속적으로 편가름의 다양한 상황에 노출된 관객들은 기준이 불명확한 편가르기의 부당함이나 소속 집단에서 배제되는 경험이 주는 불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집단이 만들어지는 기본적인 인간의 속성인 '내 편'에 집착하고 다름과 구분 지으려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관해 이해해보고자 했습니다.
2막 <패거리 멤버십>의 실험 <얼굴 없는 목소리>는 사회학자 노명우의 설계 및 진행으로, “나는 차별받고 있다”라는 명제에 OX로 나뉜 두 그룹(‘다수의 주변인들’, ‘패거리 멤버십’) 내에서 집단의 옳음을 정당화하려는 현상을 확인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구조물 No Middle Ground의 양쪽 공간에서 대면하지 않은 채 목소리로만 상대편의 의견들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내부 의견이 굳건해지는 과정, 그리고 짧은 대면 후 제3 지대 혹은 상대편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망명’과 ‘이민’ 기회에 소극적인 결과를 통해 결속을 위해 집단의 논리가 정당화되고 개인이 함몰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3막 <밖으로 향하는 신뢰>는 최정규 경제학자와 함께 신뢰게임 <믿음 없는 거래>를 진행하였습니다. 모르는 두 사람 사이의 동시적이거나 순차적인 돈 거래 상황에서 과연 얼마를 상대방에게 줄 것인가에 대한 참여관객의 결정을 그래프 결과로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범주의 타인 집단(가족, 직장 및 학교 동료, 낯선 이들)”에 대한 신뢰에 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앞으로의 공동체에서는 친밀하고 끈끈한 관계의 우리를 넘어서, 낯선 이(stranger)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밖으로 향하는” 신뢰가 필요함을 공유하였습니다.
4막 <“I need somebody not just anybody.”>에서는 문화인류학자 김현경의 설계로 실험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진행하였습니다. 비행기 옆자리에 앉힐 사람을 소개받는 상황 설정을 통해 참여관객이 타인과의 일시적인 관계맺음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본인의 “허용성의 범위(친교의 범위)”에 관해 생각해보고, 네트워킹의 저변에 깔린 다양한 사회적 기준을 살펴보는 한편 우리가 생각하는 ‘관계’의 무거움과 점차 친밀함을 회피하는 사회에 대해 함께 사유해보았습니다.
* 5막은 입법극장의 형식을 활용했습니다.
5막 <감정위탁소>는 정신분석 전문의 반유화와 함께 <제가 당신 마음의 대리인이라고요?>를 설계 및 진행하였습니다. ‘퍼펙트 패밀리’의 신청 사례를 바탕으로, 박혜수 작가와 함께 현재 한국사회에서 개인의 (부정적) 감정이 집단/공동체/가족 관계 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처리 및 해소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엄마와 딸, 오빠 등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 내에서의 갈등과 역할에 대한 개인의 부담, 지인 관계에서 벌어지는 감정적 착취와 이로 인한 자율성 및 개별성에의 위협 등에 대해 이해하고, 개인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Review
프로그램을 마치고 토론극장에 4회 이상 참석하신 관객분들과 짧은 리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토론극장 5회 모두를 참여해 주신 관객께 수료증과 퍼펙트패밀리 기념 접시를 증정했습니다. :)
Thanks to
박혜수, 이경미 기획
설계자: 성유미, 반유화(정신분석 전문의), 노명우(사회학자), 최정규(경제학자), 김현경(문화인류학자)
코디네이터: 조형윤, 김맑음
국립현대미술관 스테프: 양옥금 학예사, 정경윤 코디네이터, 이경미 선생님 외 전시관리 직원
촬영: 미디어스코프 Mediascope
포스터디자인: 윤현학 디자이너
협업: 박문지, 박선혜(배우)
*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하반기 출판 및 보고 전시에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