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 실력보다 앞서는것은 성품이다. 성품보다 앞서는 것은 태도이다. 그리고 태도보다 앞서는 것은 한마디 인사다.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소홀히 취급받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인 인사다. 처음 보는 사람이든, 나보다 나이가 어리든, 사회적 지위가 낮든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은 인사와 함께 시작된다. '인사'를 안하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를 무시한다는 뚯이다. 인사를 하면 기회가 찾아온다."
-김정태<청춘을 아껴봐>
오랜만에 조카를 보러 들린 오빠집에서 우연히 읽게 된 김정태의 <청춘을 아껴봐>란 글에서 나의 가장 큰 단점을 발견하고 흠짓 놀랐다. 사실 '청춘'에 대한 책을 자주보진 않는편인데 마치 나의 잘못을 책망이라도 하듯이 이 부분이 한동안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두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섭다.'란 평이다. 내 지인들이야 이 말을 들으면 '우습다가 아니고?'며 웃고 넘기는데, 가장 크게는 보통 여자들에 비해 낮은 목소리 톤 때문이고, 사회생활 속에서 진지한 관계없이 쓸데없이 '관계의 망'만 넓혀가는 것을 경계하는 삶의 태도도 한몫한다.. 또한 인사란 '사람끼리 눈을 마주치며 하는 것'이란 나름의 논리 때문이기도 한데, 간혹 후배들 중 '선배는 인사를 안 받아 준다'는 말을 들을 때면 그냥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넘겨버렸다. (변명하자면 절대로 알면서 그러지 않았다. 난 그런 사람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할 뿐..)
인간관계 폭이 넓지고 않고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사람 사귀는 것에 소극적이 되어가고 있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지금도 이렇게저렇게 나름의 변명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에 정곡을 찔린 건 내 잘못을 알기 때문이리라.
사실 사람들의 평엔 그리 신경쓰는 편이 아니어서 고치려들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가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진 않다. 세상의 누구도 무시 당할 사람은 없다고 믿고 살아왔는데, 모르는 사이에 내가 경멸하는 태도가 몸에 베일까 두렵다.
좀 더 친절해지긴 해야 하긴 할텐데...
그게....
참 어렵다....
어떻게 모르는 사람한데 웃을 수가 있지???
웃는 내 얼굴은 어째 좀 어색하다.
혹시라도 내가 멋쩍게 머뭇거리고 있으면 나름 애쓰고 있다는 뜻이다.
비웃지 말아주길...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그의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는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시인)